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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직 자유” “뼈 묻어야”… 신구세대 직장인 문화 충돌
작성자 kaap
작성일자 2017-05-04
조회수 689

“이직 자유” “뼈 묻어야”… 신구세대 직장인 문화 충돌



윤모(28)씨는 1년여 동안 다니던 대기업에 지난달 사표를 냈다. 위계질서가 강해 의견도 자유롭게 내기 힘든 회사 분위기가 답답하게 느껴졌다. 팀장에게 “대학원에서 공부를 더하고 싶다”며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했다. 그러나 팀장은 “나중에 다른 곳에 취업해 ‘뒤통수쳤다’는 얘기가 들리지 않게 하라”고 했다. 다른 상사도 “정말 대학원에 가는지 모르겠지만 혹시 다른 회사에 가는 거라면 어딜 가도 똑같다”고 달랬다. 윤씨는 1일 “인수인계를 하러 회사에 머문 일주일 동안 매일 눈총에 시달렸다”며 “사표를 쓰고 나면 후련할 줄 알았는데 되레 더 억눌리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이직과 퇴직을 하기 위해 사표를 내는 1∼2년차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지난해 6월 전국 306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신입사원 채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1년 안에 퇴사한 대졸 신입사원 비율은 27.7%다. 2012년(23.6%)과 2014년(25.2%)을 지나며 꾸준히 늘고 있는 셈이다.

신입사원 4명 중 한 명꼴로 퇴사할 정도지만 아직까지 회사와 직원 간의 ‘아름다운 이별’ 문화는 자리잡지 못했다. 인수인계 기간 동안 회사에서 유령 취급을 받거나 악담을 듣는 등 따돌림당하는 일도 벌어진다.

대기업 유통업체에 다녔던 강모(31·여)씨도 퇴사를 입 밖에 낸 뒤로 왕따가 됐다. “왜 미리 말을 안 해서 회사를 당황시키느냐”는 핀잔도 들었다. 강씨는 “회사생활 마지막 2주 동안은 ‘인수인계를 대충한다’는 트집까지 잡혔다”며 “평소 사이좋던 팀원들이 얼굴색을 바꾸고 차갑게 대해 마음이 무거웠다”고 말했다.

경총 조사에 따르면 새내기 직장인들이 회사를 1년 만에 그만두는 이유는 ‘조직·직무적응 실패’(49.1%)였다. 이어 ‘급여·복리후생 불만’(20.0%), ‘근무지역·근무환경에 대한 불만’(15.9%)이었다. 취업난이 심각해지다보니 일단 합격한 회사에 다니면서 다른 회사 신입사원 공채에 재도전하는 것도 흔한 풍경이다.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저연차 직장인들은 ‘한 번 몸담으면 뼈를 묻는다’는 인식은 옅어지고 일과 삶의 질 사이에 균형을 맞추려는 ‘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Work & Life balance)’를 중시한다”며 “하지만 기업은 평생고용·연공서열제 때의 사고방식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직장 안에 ‘군대식(式) 위계’가 여전히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저연차 직장인이 직장을 관두면 ‘끈기나 노력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바라보면서 생기는 갈등”이라며 “퇴직하는 직장인을 ‘회사에 녹아들지 못한 고문관’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 막 교육을 마친 신입사원이 퇴직하면 회사에 손해라는 걸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기업 인사 담당자는 “사원 한 명을 교육하는 데 돈이 많이 드는데, 사원이 회사를 나간다면 회사는 아깝고 아쉬운 마음이 든다”며 “악담까진 아니라도 ‘여기서 못 버티면 다른 곳에서도 또 그만둔다’는 만류를 할 때가 잦다”고 했다. 새롭게 신입사원을 뽑아도 업무에 적응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다. 실제 경총 조사 결과 기업들의 대졸 신입사원에 대한 업무수행 만족도는 2010년 조사 이후 계속해서 내려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기업과 신입사원이 서로를 이해하는 게 먼저라고 조언했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업은 새 인력을 받아들이면서 성장하고, 신입사원은 조직에서 여러 세대와 어울려서 일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직이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 기업과 신입사원이 서로의 적합성을 시험해볼 기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용 초반 6개월∼1년 정도는 회사와 사원이 서로 맞는 정도를 시험해보고 판단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다만 불안정한 고용제도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어 여기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오주환 손재호 권중혁 기자 johnny@kmib.co.kr, 일러스트=전진이 기자

원본보기 : http://m.news.naver.com/read.nhn?sid1=102&oid=005&aid=0000988519&mode=L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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