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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물일반“비서직 대부분 비정규직 전환… 상사의 부당 행동에 더 시달려”
작성자 kaap
작성일자 2014-05-04
 
비서의 날’ 맞아 한국비서협회 이민경 회장 토로

23일은 전국 30만 비서들의 축제날이었다.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4월 넷째주 수요일은 ‘비서의 날’이다. 세계비서협회는 2차 대전을 치른 뒤인 1952년, 기업에서 비서들의 필요성이 높아지자 그들의 자부심을 높이고자 이날을 제정했다. 당시만 해도 비서는 스튜어디스 등과 함께 여성들이 선망하는 직종이었다. 사장 못지않은 영향력을 지녔다 해서 ‘왕비서’란 말이 익숙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상황은 달라졌다. 오늘날 스튜어디스가 그렇듯, 비서들은 잦은 감정노동과 사생활의 제약으로 힘들어한다. 지난 18일 만난 한국비서협회 이민경 회장(57·사진)은 비서들 사이에 전해지는 이야기로 그들의 고충을 들려줬다.

“한 비서분이 있는데, 식사를 마친 뒤 가글을 하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리고, 때마침 그의 상사도 사무실로 들어섰죠. 그분이 어떻게 했는지 아세요? 가글액을 그대로 삼켰다 하더라고요.”

이밖에도 지나치게 의존적인 상사 때문에 화장실도 가지 못하는 비서, 갖은 폭언으로 고통받는 비서 등 고충 사례는 다양하다.



이 회장은 “기업의 임원들은 목표지향적이라 다른 구성원보다 스트레스가 많다”며 “그러다보니 편안한 공간인 집과 집무실에서 스트레스를 봇물 터뜨리듯 쏟아내고, 부인과 비서는 ‘샌드백’이 되기 쉬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비서직비정규직으로 전환되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힘들어졌다. 정부는 2005년 고용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비서직을 파견직으로 구분했고, 현재 대기업의 비서직은 거의 비정규직이 됐다. 2년 후 재고용에 대한 불안 때문에 상사의 부당한 행동이나 언어폭력 등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비서들의 순응적인 성향도 고충 해결에 한계를 가져온다. 지난해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인턴비서 성추행’ 사건이 일어나자, 이 회장은 전국의 비서들에게 상사의 횡포 사례를 제보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외국 주재 한국대사관의 한 남성이 “동료 여비서가 너무 혹사당해 안타깝다”며 협회에 제보했지만, 정작 연락이 닿은 여직원은 견딜 만하다며 이야기하길 꺼렸다. 이 회장은 “불이익이 걱정돼 그랬을 수 있다”면서도 “안타까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협회는 매년 ‘비서의 날’이 되면 모범 상사의 사례들을 홍보한다. 최근에는 비서들을 위한 고충 상담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장은 “상사의 횡포로 자신의 권리가 훼손되는 상황을 혼자서만 감당할 게 아니라 다른 이들과 함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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